그는 어두운 밤에 태어났다. 
She was born on a pitch-dark night.




그래서 달의 여신 셀레네를 따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모두가 잠든 밤에도 활짝 피는 꽃처럼 그렇게 살아가라고.
That is why she was named after Selene, the goddess of the moon, so she would live like a flower that blooms brilliantly even at night when all are sound asleep.





하지만 그는 태양을 닮고 싶었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눈부신 빛을 동 경했기 때문이다.
무한히 내리쬐는 뜨거운 볕 아래서 그는 언제나 태양에 조금 더 가까이 닿기를 바랐다. 바람은 곧 질문이 되어 그를 추궁했다.
‘땅에 발붙인 나는 왜 저 하늘 위를 동경할까’
Yet, she wanted to be like the sun because she admired the glaring light that looked like a blaze of fire. Under the scorching heat that never seemed to wane, she always wanted to reach closer to the sun. Her hope soon turned into a question and pressed her: “Why do I, standing on this earth, yearn for the skies?”









또렷한 저 불덩이처럼 선명하게 색을 내는 존재가 되기를, 한낮에 모두를 빠짐없이 비추어 키우는 그 넓 은 품을 배운 이가 되기를 소망하며 그는 하루하루를 뜨겁게 춤췄다. 이따금 찾아오는 단비 같은 행운을 그 는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 지치고 힘든 날에 한 번 더 손을 뻗어 쥐어지는 것들을 차곡차곡 그의 안에 쌓았고, 목이 타는 갈증에도 스스로를 더욱 여몄다.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고 느린 변화일지라도 그는 매일의 움직임을 연습하면서 일상이라는 공연을 이어갔다.
She passionately danced away every day, longing to become one that shines brightly and clearly like the glaring mass, wishing to take after the generosity of the sun that extends its light to every living thing, nurturing them. When luck came her away time to time like a welcome rain, she did not let it pass in vain. On tough and tiring days, she stretched her hand once more to grasp what came in her hand, collecting them one by one, and she braced herself even when she was parched with thirst. Though the change was so slight and slow that it was barely noticeable, she practiced the movement of everyday, relentlessly keeping on with the performance called everyday life.






그래도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서로를 붙들고 기대고 의지하며 조금씩 더 올라 고개를 들었다. 그의 이번 생에 꿈꿔온 태양 같은 단 하나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
Nevertheless, there were things that she just could not do alone. She held on to the other, and as they relied and depended on each other, they slowly made their way up and lifted their heads. It was all for the sake of a single, beautiful fruit like the sun that she had been dreaming of all her life.






‘아직이야. 나는 좀 더 무르익을 수 있어. 일생 동안 바라온 나의 하이라이트를 나는 마냥 기다려온 것이 아니야.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지켜왔다고.’
‘No, not yet. I can ripen a bit more. I have not been just simply waiting for the highlight of my life that I have been dreaming of all life long. I fiercely fought for it every day,  trying to guard it and save it.’










사실 그는 알고는 있었다. 바라고 상상해온 자신에 비로소 가까워지는 시점을 스스로 택할 수 없고, 어쩌 면 거의 가까워서 너무나 아쉬운 바로 이때 무대 위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것을. 저 먼바다 건너 한국이라는 땅에 도착하기까지 그는 갖가지 서류와 절차를 통해 자신이 무해한 이방인임을 밝혀야 했다. 그는 이방인이 었다. 아니, 이방인이어야 했다. 그의 역할은 그가 저 먼 곳으로부터 왔음이 분명할 때 비로소 윤곽이 드러 났고 그렇기에 그의 용모와 정체성은 이국적인 것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In fact, she knew already. She knew that she cannot choose the time when she will step close to the self she had been imagining and yearning to be, that she may have to go on stage right then and now, when it’s a shame because it is so close. Until she set her foot on Korea, a land so far away across the waters, she had to prove that she is a harmless foreigner through all kinds of documents and processes. She was a foreigner. In fact, she had to be one. Her role became clear only when it was evident that she came from afar, so the focus of her look and identity had to be on exoticness.






어느 더운 나라에서 온 것 같은 야자수 잎사귀들에 노을을 닮은 조명이 비치고 그는 그의 역할을 시작했 다. 풋내 가득한 성장 기록을 덮고 그는 이제 달큰한 어감의 이름표를 단다. 끈적한 설탕물 같은 낭만에 몸 을 담그고 그의 이름을 따온 여신이 사랑한 연인처럼 영원히 잠들어서 죽지도, 늙지도 않을 것이다.
Light glowing like the setting sun was cast on palm leaves that seemed to have come from some tropical country, and she did what she had to do. The days of growing and blossoming are now the past and she now goes by the name with a sweet nuance. She will drench herself in romance that feels like sticky and syrupy sugar water and fall into eternal sleep like the lover of the goddess whom she was named after, neither dying nor growing old.








2023. 11.
최가영 Kayoung CHOI



and

Furutsu Jelly